이송결정, 법원이 직권으로 할 수 있을까?

당사는 다수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중 1건은 부당이득금 청구 소송으로, 2025년 9월에 소장을 제출했습니다. 해당 사건의 변론기일은 12월 18일로 잡혔으나, 하루 전날 갑자기 재판부는 직권으로 이송결정을 내렸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법원이 직권으로 이송정

사건 개요

부당이득금 청구의 소는 보통 상대방(피고)로부터 받아야 할 돈이 있다고 주장할 때 제기하는 소송입니다. 이 사건의 경우 당사(원고)는 원고 소유의 토지 지상 위에 상대방(피고)의 건물이 소재하고 있음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지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한편, 피고는 해당 건물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부당이득금 소송의 청구취지 내용
부당이득금 소송의 청구취지 내용

이 사건의 부동산, 즉 원고 소유의 토지와 피고 소유의 건물은 G광역시에 있습니다. 하지만 당사는 이 사건의 관할법원을 당사 본점 소재지인 D광역시 내 D지방법원으로 지정하여, 소장을 제출하였습니다.

법원이 직권으로 이송결정

최초 소장을 접수했던 D지방법원의 재판부는 G지방법원으로 사건을 이송한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송결정 주문 및 이유
이송결정 주문 및 이유

재판부는 이송결정의 이유로 ① 이 사건 소송의 성질 및 내용, ② 부동산의 소재지, ③ 피고의 주소지를 언급하였습니다. 그리고 법률상 근거로 민사소송법 제34조를 따른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재판부가 언급한 이유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따라서 민사소송법 조문과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재판부의 결정을 아래와 같이 조목조목 따져보고자 합니다.

결정 이유에 대한 반박#1

먼저, 재판부가 결정의 근거로 삼은 민사집행법 제34조를 살펴보겠습니다. (※ 정확한 조문과 판례는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제34조(관할위반 또는 재량에 따른 이송) ①법원은 소송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관할권이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결정으로 이를 관할법원에 이송한다.

②지방법원 단독판사는 소송에 대하여 관할권이 있는 경우라도 상당하다고 인정하면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결정으로 소송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같은 지방법원 합의부에 이송할 수 있다.

③지방법원 합의부는 소송에 대하여 관할권이 없는 경우라도 상당하다고 인정하면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소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스스로 심리ㆍ재판할 수 있다.

④전속관할이 정하여진 소에 대하여는 제2항 및 제3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민사집행법 제34조 제1항은 소송의 일부라도 관할권이 없다고 인정되면 관할 법원으로 이송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관할권이 없다는 부분으로, 즉 관할위반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소송은 피고가 거주하는 곳의 법원이 관할하고(민사집행법 제2조 참조), 부동산에 관한 소송의 경우에는 부동산 있는 곳의 법원이 관할법원이 됩니다(민사집행법 제20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피고는 D광역시가 아닌 G광역시에 주소지를 두고 있고, 이 사건 부동산도 G광역시에 소재하므로 재판부의 이송결정은 언뜻 합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지료 상당의 부당이득금 반환을 청구하는 재산권에 관한 소송입니다. 민사집행법 제8조에 따르면, 재산권에 관한 소는 소를 제기한 자의 거소지 또는 의무이행지의 법원에도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본사 소재지인 D광역시의 관할법원인 D지방법원에 소를 제기한 것은 흠결이 없고, 관할위반이 아닙니다.

제8조(거소지 또는 의무이행지의 특별재판적) 재산권에 관한 소를 제기하는 경우에는 거소지 또는 의무이행지의 법원에 제기할 수 있다.

또한 민사소송법 제8조에서 언급하는 의무이행지 관점에서도 이 사건의 관할법원은 원고의 본사 소재지인 D지방법원이 될 수 있습니다. 민법 제467조에는 의무이행지를 채권자의 주소지로 해야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법 제467조(변제의 장소) ①채무의 성질 또는 당사자의 의사표시로 변제장소를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특정물의 인도는 채권성립당시에 그 물건이 있던 장소에서 하여야 한다.

②전항의 경우에 특정물인도 이외의 채무변제는 채권자의 현주소에서 하여야 한다. 그러나 영업에 관한 채무의 변제는 채권자의 현영업소에서 하여야 한다.

다음은 민사소송법 제34조 제2항을 살펴보겠습니다. 해당 조문은 관할권이 있더라도 지방법원 단독판사가 직권으로 같은 지방법원의 합의부로 사건을 이송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 조문을 적용한다면 D법원의 재판부는 G지방법원으로 사건을 이송하면 안 되고, D법원의 합의부로 이송했어야 합니다.

결국 민사집행법 제34조을 근거로 이송결정을 내린 재판부의 이유는 적법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결정 이유에 대한 박#2

관할권이 있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다른 관할법원에 사건을 이송할 수 있는 법률상 근거는 있습니다. 바로 민사소송법 제35조에 따른 소송경제 불이익 또는 소송지연에 해당하는 경우입니다. 민사소송법 제35조에서는 관할권이 있는 경우라도 현저한 손해 또는 지연을 피하기 위해서 직권으로 사건을 이송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제35조(손해나 지연을 피하기 위한 이송) 법원은 소송에 대하여 관할권이 있는 경우라도 현저한 손해 또는 지연을 피하기 위하여 필요하면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결정으로 소송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관할법원에 이송할 수 있다. 다만, 전속관할이 정하여진 소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 사건 부동산이 G광역시에 소재하므로 지료 감정을 위한 감정평가가 용이할 수 있고, G광역시에 거주하고 있는 피고가 재판에 출석하기도 용이하기 때문에 언뜻 재판부의 판단이 합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민사소송법 제35조에 말하는 ‘현저한 손해’라 함은, 주로 피고 측의 소송수행상의 부담을 의미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원고 측의 손해도 도외시하여서는 아니 된다 할 것이고, 피고 측이 소송을 수행하는 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법 제35조에서 말하는 현저한 손해 또는 소송의 지연을 가져올 사유가 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7. 11. 15.자 2007마346 결정 등 참조)”고 하였습니다.

위 대법원 판례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부동산 소재지의 관할법원이 G지방법원이고, 피고의 주소지가 G광역시라는 사정, 임료감정 등의 증거조사가 용이하다는 사정만으로는 민사소송법 제35조에 정한 이송사유가 될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즉, 소송경제는 피고의 손해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원고의 손해도 도외시해서는 안 됩니다. 원고도 법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원고에게 유리한 관할에 소를 제기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재판부가 직권으로 내린 이송결정은 적법하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당사가 취할 수 있는 대응방안

재판부는 변론기일 하루 전날 직권으로 이송결정을 하였고, 동시에 기일변경명령을 내렸습니다.

기일변경명령
기일변경명령

이런 상황에서 원고인 당사가 취할 수 있는 대응방안은 크게 3가지입니다.

  1. 즉시항고
  2. 항고 포기서 제출
  3. 그냥 기다리기

이송결정에 대응하려면 결국 기간 내 서면 제출(즉시항고장/포기서 등)이 핵심입니다. 전자소송으로 제출하는 분이라면, 사용자등록부터 기본 흐름을 먼저 정리해 두면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즉시항고

첫째는 즉시항고 하는 방안입니다. 앞서 분석한 바와 같이, 민사소송법 제8조에 따라 원고 주소지를 관할로 하는 적법한 재산권 소송이며, 관할이 경합하는 경우 원고의 선택권이 존중되어야 함에도, 아무런 신청 없이 변론기일 직전 직권으로 이송한 것은 제34조 및 제35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위법한 이송결정이라는 점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상급법원인 D고등법원에서 항고를 받아들여, D지방법원으로 사건이 재배당 될 가능성은 높습니다. 다만, 재배당 시 직권으로 이송결정을 내렸던 재판부로 배당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에 따른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항고 포기서 제출

둘째는 항고 포기서를 제출하는 방안입니다. 이 방안은 다른 법원으로의 이송결정을 인정하면서, 빠르게 소송을 진행하려는 조치입니다. 항고가 가능한 기간은 이송결정 송달일로부터 1주일 이내입니다. 항고 포기서를 제출함으로써, 그 기간을 단축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냥 기다리기

셋째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방안입니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시간은 금입니다. 판결도 조속히 처리되기를 바라지요. 하지만 실제 소송을 진행하다 보면, 최종 판결까지는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한답니다. 예를 들어, 소장부본이 상대측에 송달되기까지 수개월이 걸리기도 하고, 변론기일도 한참이 지나야 잡히기도 합니다. 간단한 사건의 경우 변론기일이 1회만 열리고 변론이 종결되기도 하나, 상황에 따라 수차례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당사는 과연 어떤 방안을 선택했을까요?

자주 묻는 질문(FAQ)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은 원고 주소지 법원에 제기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부당이득금 반환청구는 재산권에 관한 소로서, 특별한 약정이 없는 금전채권의 경우 채무 이행지는 채권자(원고)의 주소지로 봅니다. 따라서 민사소송법 제8조에 따라 원고 주소지 법원도 적법한 관할이 됩니다.

피고가 이송신청을 하지 않아도 법원이 직권으로 이송할 수 있나요?

A. 형식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요건은 매우 엄격합니다.
관할이 없는 경우(민사소송법 제34조)나, 현저한 손해·지연을 피하기 위한 경우(제35조)에 한해 직권 이송이 가능합니다. 다만 관할이 경합하는 사건에서는 원고의 선택권이 원칙적으로 존중됩니다.

부동산 소재지와 피고 주소지가 다른 지역이면 무조건 그쪽 법원으로 가야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지료 상당 부당이득금 청구는 부동산 자체의 소유권이나 점유권을 다투는 소송이 아니라 금전채권 소송입니다. 따라서 부동산 소재지가 곧 전속관할이 되는 것은 아니며, 원고 주소지 관할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변론기일 직전에 법원이 갑자기 이송결정을 내리는 것도 적법한가요?

A. 매우 이례적이며, 다툴 여지가 큽니다.
이송결정은 소송 진행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신중해야 합니다. 변론기일 직전, 당사자 의견 청취 없이 직권 이송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절차적 위법성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송결정에 불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즉시항고’로 다툴 수 있습니다.
이송결정은 즉시항고 대상이며, 결정 송달일로부터 1주 이내에 상급법원에 항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건 규모와 전략에 따라 본안 진행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도 있으므로 실익 판단이 중요합니다.